- 등록일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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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1000만, 농구는 100만... 간극이 좁아질까?
KBO, 3년 연속 천만 관중 달성… KBL 새 총재 "직접 마케팅 맡겠다"
프로야구(KBO)가 올 시즌 역대 최소 경기인 565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넘겼다. 지난해보다 22경기 빠르다. 3년 연속 1000만 관중이자, 역대 가장 빠른 도달 속도다. 반면 프로농구(KBL)는 9년째 100만 관중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같은 시기, 같은 나라의 두 프로스포츠가 이렇게 다른 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구와 농구, 다른 두 '프로리그'의 길
KBO는 1982년 6개 구단으로 출범, 첫 시즌 240경기에서 143만8768명을 모았다. 이후 1983년 200만, 1990년 300만, 1993년 400만, 1995년 500만 관중을 차례로 넘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263만 명까지 급감하는 굴곡도 있었지만, 이후 꾸준히 회복해 2011년 600만, 2017년 840만688명(당시 역대 최다)을 기록했다.
그리고 2024년, 출범 42년 만에 처음으로 시즌 1000만 관중(671경기 만에 달성)을 넘겼다. 2025년엔 1231만2519명으로 이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한국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K리그도 비슷한 흐름이다. K리그1은 2025년, 승강제 도입(2013년) 이후 최소 경기(96경기)로 100만 관중을 넘겼다. K리그1·2 합산 200만 관중 도달 경기 수도 2023년 324경기, 2024년 282경기, 2025년 278경기로 2년 연속 최소 경기 기록을 새로 썼다.
그러나, 1997년 8개 구단으로 출범해 이듬해 10개 구단 체제를 갖췄던 KBL은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온 야구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왔다. 2013-14시즌 129만5125명으로 역대 최다를 찍었는데, 같은 시즌 KBO 총관중은 644만1945명이었다. KBL이 역대 가장 많은 관중을 모았던 그 시즌조차, 야구와의 무려 5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후 KBL은 2015-16시즌을 마지막으로 100만 관중을 넘지 못했고, 2022-23시즌엔 68만7303명까지 떨어졌다. 2025-26시즌 81만1185명으로 전년 대비 6.46%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100만 명에는 못 미친다.
농구는 왜 못 따라갔나
농구 침체에는 몇 가지 계기가 있었다. 2015-16시즌엔 전·현직 감독과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사건이 터지면서, 그 시즌 평균 관중이 3천471명으로 전 시즌의 3천865명보다 10% 감소했다.
구단 운영의 불안정성도 문제였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가 선수단 임금을 체불하는 등 부실 운영으로 KBL에서 제명됐고, 리그는 한동안 9개 구단으로 파행 운영될 위기에 놓였다. 이후 소노 그룹이 인수해 10구단 체제를 겨우 유지했다.
외국인 선수 의존을 둘러싼 논란도 꾸준히 제기됐다. KBL은 리그 흥행을 위해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등 여러 차례 규정을 바꿔왔는데, 이 과정에서 "리그의 주연이 국내 선수에서 외국인 선수로 옮겨간다"는 우려가 팬들 사이에서 계속 나왔다.
이런 흐름 속에 KBL도 최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취임한 한선교 KBL 총재는 "농구 부흥을 위한 7대 과제"를 내놓으며, 총재가 직접 마케팅에 나서 리그 수익을 늘리겠다고 밝혀 그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콘텐츠로 먼저 만나는 야구

▲LG트윈스 구단 채널의 최근 영상들의 모습 LG트윈스 구단 채널의 최근 영상들의 모습이다. ⓒ 이유찬
야구 인기의 배경에는 세대별로 다른 유입 경로가 있었다. KBO 조사에 따르면 2025년 KBO리그를 처음 관람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유튜브를 통해 야구 콘텐츠를 먼저 접했다고 답했다.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대학 1학년생 김대현씨는 다른 경로를 밟았다. 그는 "아버지는 MBC 청룡 시절부터 30여 년간 LG 트윈스를 응원해 오신 골수팬이셔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집에서 TV로 야구 경기를 시청하며 자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7년 기아 타이거즈의 활약과 우승을 보며 직접 팬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 팬인 박태민(한림대 야구동아리 '레이서스' 회장)씨는 직관 경험이 계기였다. 그는 "2013년에 삼촌을 따라 목동야구장에서 롯데 vs. 넥센 경기를 직접 관람했는데, 롯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선수들의 플레이에 반해서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LG 트윈스를 응원해온 대학생 박선우씨는 세대에 따라 유입 경로 자체가 달라졌다고 짚었다. 그는 "프로스포츠 구단 출범 초기에는 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은 제한적이었다. SNS, 유튜브 콘텐츠는 전무했다"며, 처음 야구를 접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굿즈가 만든 새로운 팬 활동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프로야구의 연간 소비지출 효과는 약 1조 1121억 원에 달한다. 실제로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달 에잇세컨즈와 '무한한 우승과 가능성'을 콘셉트로 협업 컬렉션을 냈고, LG 트윈스도 잔스포츠·마뗑킴 등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체계를 잇달아 선보였다.
LG 트윈스 굿즈샵의 한 전직 근무자는 이런 협업의 흥행을 현장에서 체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콜라보 굿즈가 나올 때면 팝업 등의 행사로 대기시간이 3~4시간까지 늘어난다"며 "유니폼 마킹도 인기 있는 선수들의 마킹이 더 잘 나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단마다 여러 캐릭터와의 협업 등으로 팬들의 유입이 늘어난 것도 체감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김대현씨도 기아 타이거즈의 키링 3종을 구매했다. "호랑이 얼굴 모양 키링과 2024년 우승 기념 키링, 그리고 2024 김도영 MVP 기념 키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유니폼이 나오면 구매한다"는 박태민씨는 "좋아하는 선수 이름을 마킹하고, 야구장에 입고 가서 경기를 본다"고 말했다.
박선우씨는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는 경우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아, 패션과 동시에 본인의 팬심을 부담스럽지 않게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V프로그램 '우주떡집' 멤버들이 시구를 하는 모습 26년 9월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엘지의 경기에서 TV프로그램 '우주떡집' 멤버들이 시구를 하는 모습이다. ⓒ 이유찬
2025 프로야구 관람객 성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관람객 중 여성 비율은 56.7%로 남성(43.3%)을 앞섰다. 이는 야구가 본격적인 스포츠팬이 아니더라도 경기 자체와 경기장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는 해석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김대현씨는 "야구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리 경기 룰을 모른다 해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태민씨는 "구장 안에서는 이닝 교체 시간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유니폼과 굿즈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박선우씨는 "꾸준히 올라오는 팀의 자체 콘텐츠는 마치 아이돌의 팬이 된 것처럼 야구선수의 덕질을 유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KBL이 마케팅 전면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이후, 프로농구가 프로야구처럼 관중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실립니다.이유찬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