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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 개교 40주년 기념식 기념사

등록일 : 2022-09-28

조회 : 1028

개교 40주년 기념사
[한림대학교 개교 40주년 기념식]

 
 
 한림대학교 교직원, 학생, 동문 여러분,

한림대학교는 40년 전 1982년 3월, 4개 학과 228명의 규모로 출발하였으나 2022년 지금은 전공 57개, 재학생 규모 7,335명으로 비약적 발전을 하였습니다. 설립자 故 윤덕선 박사께서는 “작지만 위대한 대학”을 통하여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을 이룩하겠다는 꿈, 희망, 열정으로 춘천 봉의산 자락에 한림의 둥지를 마련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 뜻에 따라 한림대학교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단시간 내에 국내 정상급 대학으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으며 지난 40년간 배출된 4만 7천명의 동문들은 각계에서 사회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한림 가족 여러분,

우리는 오늘 지난 40년간 한림대학교가 이룩한 업적을 축하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많은 고등교육기관이 그동안 국내에 설립되었지만 한림대학교처럼 규모의 성장, 질적인 발전, 그리고 사회의 존경을 함께 받는 대학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야 합니다. 새로운 각오로 대학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만 합니다. 한림대의 경쟁력 향상은 과거에 안주할 때가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추구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의 역할과 사명이 무엇입니까. 한림대는 40년 전 “풍부한 인간성과 창조적 지성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고, 학술 및 문화 진흥을 도모”하는 것을 건학이념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폭 넓은 문화적 시야, 고도의 윤리적 판단력, 육체적 건강을 배양하고,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현실 사회에 대응하는 연구, 교육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40여 년이 흐른 지금, 세계적으로 대학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새롭고 획기적인 지식의 생산, 유통, 가공, 활용의 수단들이 범람하며 대학의 고유역할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해서 학점을 취득하고 일정 조건을 갖추면 학위를 받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대학의 모습입니다.

교수는 대학을 상아탑으로 여기고 정년보장 제도의 보호를 받으면서, 연구를 통하여 새로운 지식을 발굴하고, 이를 쉽게 풀어서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 왔습니다. 또한 교수는 강의의 내용과 질과 더불어 연구의 양과 수준으로 평가를 받고 이에 따라 승진하거나 연봉이 조정되는 시스템 속에서 역량을 극대화하기를 주문받고 있습니다. 학생들도 교양, 전공, 선택과목, 비교과로 촘촘히 짜인 틀을 지켜야 합니다.

이러한 모습의 대학은 미래에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다양한 대안이 출현하였으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네르바 대학이나 태재대학처럼 캠퍼스가 없고 모든 수업을 온라인 토론식으로 진행하는 대학, 온라인 강의업체에서 제공하는 과목을 도입하고 전임교원을 뽑지 않는 대학, 여러 대학들이 연합하여 교육 기능을 분담하는 사례, 그리고 기존의 학사, 석사, 박사와 같은 학위 시스템을 거부하고 나노디그리로 전환하는 교육기업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에 호응하여 사회에서도 인재를 선발할 때에 직무역량을 갖추었으면 전공 학위가 없더라도 동등한 대우를 하는 인사제도가 확산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위기라고 합니다. 반값 등록금, 열악한 정부 재정지원, 저조한 기부금 수입, 느슨한 직업의식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인구급감으로 신입생 확보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아마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압박이 대학의 성장을 어렵게 하는 요소임에 틀림없겠지만 저는 이와 같은 압박 요소보다 앞에서 말씀드린 다양한 대안의 확산이 대학이 당면할 근본적인 위기라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지난 40년 동안 한림대학교가 이룩한 성장을 오늘 만끽만 할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성찰과 대책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대학은 느린 시간 속에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습니다. 결정은 신중해야 하고 구성요소 간의 다양한 의견과 비전을 조율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등 특수한 조직문화가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처 방안을 수립하는 과정 또한 정교하게 설계하고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저는 이를 위하여 이번 2학기 내내 전체 교원들과 직접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여러 일로 바쁘시겠지만 참석하셔서 의견을 나누고 비전을 공유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림대학교가 선택한 미래비전은 “구성원이 행복한 대학, 열린 대학, 학생의 성장을 돕는 대학, 지역과 소통하는 대학, 남을 이끄는 선도대학”입니다. 지난 일 년간 저는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이를 구체화할 실행계획을 다듬어 왔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조직의 명칭과 기능이 조정되었습니다. 혁신을 이끌 다양한 실행 플랜이 도입되었거나 준비 중입니다.

저는 오늘 4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이 자리에서 한림대학교의 변화와 혁신을 위하여 우리가 높은 가치를 두어야 할 몇 가지 요소를 짚어 보려고 합니다.

먼저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교수는 캠퍼스 안이나 밖에서 인정받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특히 임팩트가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개인, 집단, 학사조직을 발굴하고자 합니다. 여기에서 임팩트란 분야나 전공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무엇을 했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토의하는 분위기가 학내에 확산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한림대학교는 훌륭한 교수들이 저절로 찾아오는 대학이 될 것입니다.

대학교가 기업형 대안 교육체를 이기려면 대학도 같이 변해야 합니다. 틀에 박힌 학사, 교육, 연구, 행정을 개선하여 학생에게 유연하고 자율적이며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해야 하며 이를 통해 졸업 후 만족할만한 진로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교과목 실러버스는 효율적인가. 졸업요건은 현실적인가, 졸업 후 진로를 고려한 교육을 제공하는가, 무크, AI와 같은 대안교육 수단을 잘 활용하는가 등 많은 요소를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하여 위기를 선제적으로 타개하려고 합니다.

지난 일 년간 한림대학교는 노사화합을 이룩하려는 노력을 하였으며 노사가 한걸음 한걸음 긍정적인 방향으로 함께 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저는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고 양보하는 가운데 진정한 발전이 있다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한림 구성원 여러분,

한림대학교는 강원도 춘천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물리적인 위치를 말할 뿐입니다. 지역사회와의 대화에서 저는 줄곧 “강원을 뛰어 넘자”라고 말씀드려왔습니다. 강원도와 춘천은 변두리, 변방, 경계가 아닌 대한민국 중심의 일부라고 우리 스스로가 인식을 바꿀 때, 모든 것에 대한 목표도 뚜렷해지고 의욕도 생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생각을 바꾸면 다른 것이 보입니다. 중심에 들어가서 큰 그림을 그릴 준비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여 춘천은 이제 40년 전 오가는데 몇 시간이나 걸리던 곳이 아닙니다. 5년 뒤에는 서울 중심에서도 3-40분 이내에 도달 가능한 곳입니다. 더욱이 온라인 세상에서는 모두가 중심입니다. 수도권대학으로 재탄생할 한림대학교가 멀지 않았으며 이에 맞춘 비전과 전략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겠습니다. 열린 한림대는 더 넓은 세상과 교류를 할 것이며 이는 더 좋은 기회를 교수, 학생들에게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림대는 신입생 입학 충원율에서 올해도 좋은 실적을 거둘 전망입니다. 한림대의 글로벌 랭킹, 국내 대학순위도 예년 수준을 잘 지켜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림대의 명성은 실제에 비하여 저평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림대를 제대로 알리고, 성공사례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외부와 소통하는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열린 대학 한림대는 내부 구성원과 외부 전문가가 만나서 소통하고 협력하여 주요 사회 이슈에 대한 오피니언을 리드하고자 합니다. 
국내에는 전문적, 독립적, 자율적인 싱크탱크가 별로 없습니다. 한림대학교가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세 개의 플래그쉽 연구원, 즉 한림과학원, 의료바이오연구원, AI연구원에서 혁신적이고 전문적인 아젠다를 발굴하고 의견을 제시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로써 한림대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미래 사회에 필요한 종합 지식기관이라는 새로운 모델에 더욱 다가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림대학교 구성원 여러분,
 
개교 40주년이라는 벅찬 기념행사에서 축하에만 그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언급한 것은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지혜를 모아서 한림대의 도약을 이루고자 합니다. 끝으로 한림대를 항상 든든히 지켜 주시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윤대원 이사장님께도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2. 9. 28.
  한림대학교 총장 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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