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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림은 어떤 역량교육을 추구하는가

등록일 : 20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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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교육은 어떤 ‘역량’의 인재를 양성하는가?:
2020 한림대학교 역량교육포럼 기조연설

 
 오늘 한림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되는 「2020 한림대학교 역량교육포럼」에서 기조연설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역량교육평가원 최영재원장 및 관계자 여러분께 이 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된 것에 대하여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발표를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으신 성균관대 배상훈교수님, 발표와 토론에 참여하시는 강원대와 한림대 교수님들, 그리고 전국에서 온라인으로 본 포럼에 참여하시는 여러 교육전문가들께도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학은 연구를 통하여 사회에 등불을 밝히고, 봉사를 통하여 지역사회 발전을 이끄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만, 그 본질적 존재 이유(Raison d’être)는 무엇보다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대학은 어떤 교육을 통해 이 능력을 함양시킬 수 있는 것인가요? 대학교육이 지식의 전수보다는 역량의 함양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변모하는 세계에서 지식의 반감기(half-life)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상황이므로 과거 축적해 놓은 지식에 매달리는 것이 일생을 살아가는 데 효용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 의거한 것이라고 사료됩니다.1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가 이런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하였으나 최근의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은 이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역량’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며, 소수의 엘리트 육성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일반 대학교육에서는 어떤 능력을 소유한 인재 배출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가요? 그러면, 대학은 어떤 교육과정을 갖추어야 이런 능력을 구비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가요? 이런 문제에 대해 해답을 제시하는 것은 현재 대학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믿습니다.

 교육에 관한 개인적·이념적 철학을 주장하는 것보다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기술발전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실용적 대처방안을 도출하는 선결조건이라고 봅니다. World Economic Forum(2020)은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는 말할 나위 없이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라 인간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 담당하는 추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면서,2 사라지는 일자리 수가 창출되는 일자리 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예측결과도 제시하였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향후 5년 이내에 8500만 개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것으로 추계하였으며, 동 기간에 인간 노동과 기계가 일자리를 거의 균등하게 양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3 저임금계층이 더 크게 영향을 받음으로써 코로나 팬데믹이 노동시장의 양극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측면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형태의 일자리가 미래에 창출될지를 전망할 능력을 우리가 갖지 못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자리가 창출될지를 모르면서, 우리는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서 살아나갈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배출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의 지식으로 무장된 노동자가 내일의 새로운 일을 처리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미래에 창출될 미지의 일자리에서 일할 능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야 하는 대학교육의 책무가 마치 “Mission: Impossible”을 수행해야 하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도전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모색된 전략이 과거에 축적된 지식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교육 프레임에서 벗어나 학생의 ‘역량’을 발굴하는 방향으로 교육의 목표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내자는 것입니다. 과거 ‘상아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학계에 대한 비판이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현학적(衒學的)인 논리개발에 머물렀던 현상에 대한 것이었다면, 현금의 변화요구는 미래에는 쓸모없게 되는 과거의 지식을 전수하는 양태에서 벗어나라는 것입니다. 피교육자 일생의 성공을 보장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교육혁신을 추진하는 점이 그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측가능하지 않은 미래의 환경에 적응할 능력을 키우는 전제조건은 유연성과 다양성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표준화된 대학행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 기조연설은 첫째, 교육환경의 ‘뉴 노멀’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 형성방안을 제시하고 둘째, ‘역량’ 교육의 실용적 정의와 추진방안에 대하여 논의한 후 셋째, 한림대학교에서 시도하고 있는 역량교육을 사례로서 제시한 후, 마지막으로 미래의 도전과제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첫째, 교육환경의 패러다임이 과거 그 어느 때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대폭 변화한 것에 대한 인식의 공유가 필요합니다. ‘제 4차 산업혁명,’ ‘100세 인생,’ ‘코로나 팬데믹’ 등의 추세는 기술혁명과 사회 환경의 급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지식을 전달하던 대학의 역할은 이제 소멸되는 중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보나 지식은 어디에서나 쉽게 획득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제는 배움(learning)보다는 “배우는 능력(learn to learn)”을 습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식보다는 역량의 시대가 이미 온 것입니다. 이런 환경 변화에서는 무엇보다도 교육기관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환경의 조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급격한 기술적·사회적 환경의 변화는 ‘뉴 노멀(New Normal)’ 교육환경을 초래하였고, 새 환경에서는 공급자 위주의 획일적 규제가 아닌, 다양한 교육수요 이해당사자의 의사를 반영하여 대학교육이 운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향후에는 교육당국, 학교운영자, 교수 등 교육 공급자보다는 학부모, 커뮤니티, 고용주, 학생의 의견 등 교육수요자의 의견을 더 중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4 한편, 역량중심 교육 환경에서는 교육성과가 학업뿐 아니라 전인적 품성에 관한 업적을 비교하게 되며, 결과의 중요성에 못지않게 형성과정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표준화된 교육과정의 효과성에 의구심이 생기게 되고, 획일화된 잣대로 교육성과를 평가하는 관행도 더 이상 유용하지 않게 됩니다. 즉, 각자의 역량이 다른데 동일한 평가 잣대는 더 이상 적용되기 어렵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뉴 노멀’ 상태로의 변화가 대학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나라에서 더욱 심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지난 30-40년의 단기간에 과다한 대학 교육수요가 창출되었고, 고등교육에 대한 초과수요는 공급자의 독점적 지위를 허용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초과수요 상태에서 시장원칙에 의거하지 않고 정책적으로 수급균형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인위적인 자원배분을 유발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규제와 경직된 제도를 초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발전 속도가 더디고 결국 대학교육의 국제경쟁력이 낙후된 이유도 바로 교육개방이 이루어지지 않고, 공급자의 독점적 지위에 연유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역량교육으로의 전환은 이러한 경직적이며 획일적 제도로부터 다양하고 자유로운 제도로 전환하는 모멘텀을 제시하였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둘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인간의 ‘역량(competency)’이 지식(knowledge), 기술(skills), 태도(attitude), 가치(value)의 4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5 그리고 이러한 역량을 실질적으로 습득하는 교육방법으로서는 ‘자율적 행동,’ ‘사회적 이질적 집단과의 상호교류,’ ‘쌍방향 기술수단의 사용’ 등을 예시적으로 들고 있습니다. 발전방향을 예상하기 어려운 미래 환경에서 살아가는 능력을 함양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개인의 일생의 계획을 수립하고 권리와 이해관계 등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행동, 이질적인 사람들을 만나서 협력하면서 살아가고 이해충돌을 해결하는 상호교류, 그리고 대화하고 기술을 공유하며 정보를 활용하는 쌍방향의 대화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개인의 역량이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능력을 개인적 관점에서 고려할 수도 있겠으나, 사회적 관점에서도 분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 관점과 사회적 관점에서 역량의 중요성을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최근 코로나 팬데믹 현상을 경험하면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가 학력사회와 능력주의(meritocracy)에 기인한 것이라는 논쟁이 세계 각지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개인보다는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조화와 균형을 상실하는 것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논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 관점에서는 소득, 취업, 개인 건강이나 안전 등에 높은 관심을 두게 되지만, 사회적 관점에서는 경제적 생산성, 사회적 연대감, 민주적 절차 등에 유의하게 되며, 이 둘의 관점이 합치하지 않을 개연성은 항시 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사회 추세에서는 글로벌화, 기술의 융합화, 상호연계성 강화 등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 되었고, 이런 환경에서는 협업(collaboration)의 중요성이 강조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개인과 사회의 이득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이를 조정하는 것의 불가피성을 이해하고, 조화로운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키워야 안정적인 사회발전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지식전달 장소로서의 대학에서는 이런 능력을 교육시키지 못하므로 개인의 태도와 가치를 중요 요인으로 삼는 역량교육으로 초점을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의 연구에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협업 능력 부족현상이 취약점으로 관찰되고, 반면에 코로나 팬데믹 현상에서 간호사나 배달업 종사자들과 같이 남을 배려하는 사회활동 등의 기여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는 것이 지식보다는 역량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로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6 역량은 지식에 비하여 그 효용의 시간적 한계가 더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할 나위 없이, 현재 우리나라 대학에서의 교육과정이 일반적으로 교과와 비교과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역량의 다양한 요인들에 대하여 대학교육이 어느 정도 관심을 두어왔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으나 실제로는 지식전달 기능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학교에서 공감(empathy)능력의 중요성을 교육시켜 개인 역량을 함양시키지 않으면서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셋째, 이러한 문제인식 아래 대학에서는 어떻게 역량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가를, 한림대학교의 사례를 바탕으로,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한림대는 지난 2016년 미래비전을 수립하면서 ‘학생중심교육’을 최고의 가치로 내걸었습니다. 물론,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100세 인생’ 대비를 목적으로 하였습니다만, 복수전공의 필수화, 다양한 융합전공과 스쿨제도의 도입, 소속변경의 자유화 개혁 등은 학생의 교육선택권 확대를 필수적으로 수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학과위주의 경직된 칸막이(silo) 운영이 관행이었습니다. 입학 때 전공을 선택한 후, 대학생활 내내 정해진 틀에서 생활을 해 오고 있는 것입니다. 한림대 입학생들이 입학 당시의 전공 이외에 추가적으로 복수전공분야를 새롭게 자율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는 획기적인 변화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공 학문분야의 폭을 넓힌다는 장점 이외에도 ‘역량교육’의 첫 번째 조건인 ‘자율적 행동’을 이행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융합전공을 선택한다는 것은 ‘이질적인 그룹’과의 학업이나 생활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의 학생들과 함께 토론을 통하여 식견을 넓히는 기회입니다. 이 또한 역량교육의 제 2조건을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경직적인 구조화된 프로그램(structured program)에서 대학을 다니는 여느 다른 학교의 대학생들에 비하여, 한림대 학생은 스스로 사색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역량교육’ 훈련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림대는 ‘캠퍼스 라이프’로 명명되는 대표적인 비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6년 가을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인트러뮤럴 스포츠리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적정시간 이상 참여자에게 비교과과정으로 1학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룹 경기를 통하여 ‘공정·경쟁’하며 ‘단체·협동’하는 정신을 훈련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원래 선진국 사립대학의 경우, 특색 있는 비교과과정을 운영함으로써 건학이념을 살려나감과 동시에, 이러한 특성이 국공립대학에 비교우위로 평가되는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대학의 역사가 일천하고 획일적인 교육시스템 때문에 이런 특징이 잘 부각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한림대는 예외적으로 특유의 노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전국에서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센서스(census)를 시행함으로써, 비교과활동의 견지에서,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여 개별적 역량을 함양하는 기초정보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학생회 주관으로 자발적인 “명예 Hallymer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한림대생으로서의 명예와 긍지를 갖고자 하는 명예 코드(Honor Code)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비교과활동이 실제로는 사회를 올바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와 ‘가치’를 함양하는 자세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앞에서 논의한 OECD가 정의한 역량의 제반 요소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발걸음을 한림교육은 이미 내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본 포럼에 참여하시는 교육전문가 여러분,

 말할 나위 없이, 현 한림대의 역량교육 노력이 만족스러운 경지에 도달한 것이라고는 평가하지 않으며, 한림대 교육혁신이 현 수준에서 머물지는 않을 것입니다. 선진교육 지향적으로 전진해 나갈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학문분야에서 문과와 이과의 구별이라는 것은 모든 학문이 ‘융합화’하는 추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그 의미가 점점 퇴색해간다고 믿습니다. 학문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실제적으로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활에서는 통섭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므로 더욱 그러하다고 판단합니다. 한림대에서는 2년 전부터 인문학과 첨단과학의 기초 원리 이해를 기본으로 하는 ‘리버럴 아츠’ 전공을 융합전공분야로 개설하여, 이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7 이런 환경 변화에서는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이나 평가방식은 이제 그 설 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봅니다. 역량이란 기준에서 보면 기존 교육체계에서 허물어야 할 울타리가 매우 높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고 봅니다. 대학교육의 존재이유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되고 있으며, 역사적 교차점에 위치해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오늘 논의하는 이슈가 교육방법론 차원에서 기술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문이 아니라 전반적인 교육개혁의 전기로 승화시켜 나가야 하며, 그러한 개혁의 이니셔티브가 바로 대학의 내부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믿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그 이전과는 패러다임이 전혀 다를 것으로 예견하고 있습니다. 한 세기 전, 제 1차 세계대전과 Spanish Flu가 종료되었을 때, 세계적으로 “정상상태(normalcy)”로의 회귀가 정치적 구호로 회자되었습니다.8 그러나 옛 상태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한편으로는 쓸모가 없다고 평가되었던 대학들이 사라졌고, 다른 한편으로는 연구중심대학의 개념이 더욱 공고화되었으며, 이에 따른 획기적 대학구조 개혁이 뒤따랐다는 경험으로부터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를 정확하게 전망할 능력은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코로나 이전의 체제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온라인교육이 보편화되고 하이브리드(hybrid) 교육이 확충된다는 것은 매우 지엽적인 강의전달의 기술적인 변화일 뿐이라고 판단합니다. 지식전달로부터 역량함양으로의 교육과정 개편은 현재의 대학이 환골탈태하는 변화를 거쳐야만 완수될 수 있는 개혁과제입니다. 지식전달 교과과정의 표준화를 역량함양 교과과정의 표준화로 변환시켜 획일화된 정형화를 추구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추상성을 넘어선 구체적인 人材像을 그림으로써 동질의 인재를 배출하려는 노력도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누구나 다른 역량을 함양해야 하며, 다·학제적(inter-disciplinary) 배경을 갖고 비선형적(non-linear)으로 발전하는 인재를 키워내야 합니다. 티칭(teaching)의 시대로부터 코칭(coaching)의 시대로 변화하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수전공의 패러다임에서 사용되었던 선형적인 평가 잣대를 적용해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역량확충을 성취할 수 없다고 봅니다. 다양하면서 유연하고 자유로운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예상하지 못하는 미래의 변화에 적응할 능력을 구비하는 역량함양 교육의 첩경이 될 것입니다. 누가 언제 이를 성취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 어깨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회의가 작은 발걸음 (one small step)을 뗀 것이지만 큰 도약 (one giant leap)의 결과를 촉발하는 터닝 포인트로 기억되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포럼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20년 12월 21일
한림대 총장 김 중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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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식의 절반이 유용하게 되지 않는 반감기가 거의 모든 학문에서 10년을 별로 넘지 못한다는 분석이며, Samuel Arbesman, The Half-Life of Facts, August 2013 참조
2)World Economic Forum, The Future of Jobs Report, October 2020
3)Zahidi Saadia, The Jobs of Tomorrow, Finance & Development, IMF, December 2020
4)OECD, OECD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2030 project background, OECD Learning Compass 2030, OECD 2019
5)OECD, E2030 Conceptual Framework: Key Competencies for 2030, Education Policy Committee, 04-Nov-2016
6)Foroohar Rana, Why meritocracy isn’t working, FT Books Essay, September 3, 2020
7)유사한 노력이 Singapore국립대학에서도 시도되고 있음. NUS launches new interdisciplinary College of Humanities and Sciences, The Straits Times, Singapore, Dec. 8, 2020 참조
8)Economist, Covid-19 in 2020, The year when everything changed, Dec.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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