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및 기고

2020학년도 개강에 즈음하여

등록일 : 2020-03-16

조회 : 1521

2020학년도 개강에 즈음하여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오늘부터 2020학년도 강의가 시작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여러분을 만나는 시간이 2주간 늦추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분을 만나는 설렘보다는 강의와 캠퍼스라이프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걱정이 가슴 한 구석을 가득 메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대학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신입생들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해야 할 캠퍼스인데, 서로의 얼굴을 맞대지도 못하고, 직접 토론하고 대화해야 할 강의는 비대면 강의로 대체되는 현실이라, 마음이 매우 무거움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지금은 비상시국입니다! 

여러분도 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비상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도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았고, 선진국이라고 하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는 주민 이동을 통제한다든지 생활필수적이 아닌 활동은 자제하도록 관리하는 상황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으며, 대학의 강의는 대부분 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도 대구 및 일부 경북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등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만, 그래도 지금은 전반적으로 조금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러나 이런 전염병은 어떤 경우에도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고 판단하기 이전에는 한시라도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법입니다.

개강을 연기한 이후, 교수님들은 여러분들에게 제공할 온라인강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그 중에는 이런 온라인강의에 익숙하지 않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준비하는 교수님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 것입니다. 교수님 뿐 아니라 아마 여러분들도 불편함과 어색함을 지울 수 없을 경우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4년제 200개 대학에서의 온라인 강의 비율은 평균 1%에도 미치지 못하고, 2%를 넘는 대학이 손꼽을 정도라는 통계가 발표되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플립드·러닝(flipped learning)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4% 정도였습니다. 여느 학교에 비해 낮지는 않지만 여러분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강의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금 대부분 교수님들이 교안을 만들고, 몇몇 분들은 여기에 음성 설명 또는 동영상을 추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물론 실험실습을 위주로 하는 강의 등을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10%내외의 강의는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수업기준을 맞추기 위한 보완적인 조치가 당연히 뒤따를 것입니다.

친애하는 학생, 교수, 직원 여러분,

지난 2월말부터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 중에서, 기숙사 입사생 31명과 외부거주 29명에 대해서는 전수 검체조사를 수행하여 음성판정을 확인하였고, 필요한 격리조치 등도 취하였습니다. 이제 각 지역에서 방학을 마치고 돌아오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여 예방조치를 취함으로써 여러분의 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자발적인 예방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비누로 손 씻기 등 코로나 예방조치를 일상생활화 하는데 조금도 차질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전염병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정말 중요합니다. 함께 극복해 나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시험받고 있는 중입니다. 위기라는 것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기에 위기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형태로 찾아옵니다. 위기는 힘을 합쳐 대안을 모색하면서 극복하는 것이지, 미리 마련한 대응책에 의하여 해결하는 경우는 없다고 봅니다. 세계적인 팬데믹(Pandemic) 위험을 사전에 예측한 사람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지 않나요? 불편을 감수하고 인내로써 극복하는 것이 우리가 승리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라는 말들을 곱씹어 보았으면 합니다. 세상은 언제나 위기를 통하여 더 도약하는 조직과 도태되고 마는 조직으로 나뉩니다. 그동안 우리가 주저했던 도전들을 쟁취하는 기상을 갖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전염병을 극복하는 과정이, 한시적이나마 남과 떨어져 생활해 가면서, 우리로 하여금 공동체의식의 중요성과 남을 배려하는 정신의 고귀함을 깨우치는 시간으로 활용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기회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흘러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내일에 어제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이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강의는 서로 대체적이 아닌 보완적인 관계라는 것을 인식하고, 오프라인강의의 미비점을 온라인강의로 보완하는 계기로 활용한다면 우리는 이번 위기를 매우 가치 있게 극복하였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자부합니다. 설령 유사한 위기가 또 찾아온다 하더라도 대처할 능력을 구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다시 캠퍼스가 활력을 되찾게 되면, 인트러뮤럴 스포츠리그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H-Stadium’이나 개화를 앞둔 꽃망울로 가득한 아름다운 ‘사색의 정원’이 여러분을 기쁘게 반길 것입니다. 우리 서로 돕고, 함께 지혜를 모아서, 이 어려움을 제대로 극복하게 된다면, 말할 나위 없이 한림대학교의 능력은 한 단계 더 성숙된 선진화된 조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2020년 3월 16일
총장 김 중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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