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및 기고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한림: 개교 37주년 기념사

등록일 :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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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한림: 개교 37주년 기념사
 
오늘 존경하는 윤대원이사장님, 정범모 전 총장님, 우형식 한림성심대학 총장님, 김만기 춘천시 부시장님, 서상원 총동문회장님, 양희선 AMP총동문회장님과 내외 귀빈들을 모시고 한림대학교 제 37주년 개교기념식을 갖게 된 것을 매우 큰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생일을 맞이하면 우리는 스스로 뒤를 돌아보고, 현재를 살펴보면서, 내일을 그려보곤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입니다. 되돌아보면, 지금부터 37년 전, ‘풍부한 인간성’과 ‘창조적 지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림대학교는 설립되었으며, 현재까지 약 4만5천명에 이르는 동문을 사회의 동량으로 배출하였습니다. 현재, 50여개의 전공영역을 구비한 명문 종합대학으로 자리 잡았으며, 영국의 세계대학평가기관 QS (Quacquarelli Symonds)와 THE (The Times Higher Education)가 매년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한림대학교를 세계 1,000대 유수 대학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앞날에 선진일류대학으로 도약한 한림대학교를 꿈꾸고 있습니다. 길지 않은 역사를 고려할 때, 대내외적으로 이러한 위상을 확보하였다는 것은 괄목할만한 발전의 표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설립이후 학교의 발전에 헌신해 온 많은 분들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려,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바로 작년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 융합스쿨 체제의 출범이 한림 르네상스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였으며,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닦는 자는 흥한다.”는 옛말을 여러분들에게 상기시킨 바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자는 경쟁에서 뒤처지기 마련이라는 뜻을 강조하면서 교육개혁을 끊임없이 추구하자고 소리를 높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떤 제도를 갖느냐가 개혁의 관건입니다. 왜냐하면, 제도는 사람의 사고나 행동을 규범 짓기 때문입니다. 시대환경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새롭고 적절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의 여부가 국가나 조직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는 것은 이미 학술적으로 입증된 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을 익히는 데에는 고통이 뒤따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고통을 극복하면서, 혁신적인 방안을 누구보다 먼저 도입하고 실천하는 용기를 갖는 것이 남보다 한 발 앞서 나가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믿습니다.

복수전공의 필수화, 다수의 융합전공의 도입, 소속변경의 자유화, 스쿨제도의 운영, 글로벌 융합대학의 설립, 교양기초교육대학의 일송자유교양대학으로의 개편 등은 아마도 다른 대학에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다고 판단되는, 한림대학교이므로 용기를 내어 시도할 수 있었다고 믿는, 획기적인 변혁이라고 자부합니다. 또한,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Census조사를 통하여 대학생활에 대한 학생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학교도 아마 전국에서 우리가 유일할 것입니다. Intramural league제도를 주축으로 하는 Campus Life활성화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즐기고 교정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한림의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Smart campus화를 통하여 시대에 맞는 정보화를 추진한 것도 행정의 효율화뿐 아니라 생활의 편의도 늘렸다고 판단합니다. 이 모든 노력들이 한림의 새로운 단계로의 도약을 위하여 씨앗을 뿌린 형국에 비유될 수 있다고 봅니다. 비록 짧은 기간에 불과합니다만, 이미 입학생의 수능성적이 높아져가고 있으며, 학교에 등록하는 학생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고무적인 현상이 우리의 노력의 결과로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변화가 “학생중심교육”을 표방하면서 앞에서 열거한 모든 교육혁신을 추구한 데 연유한 것입니다. 교수와 직원여러분들의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담대함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 덕분에 성공의 결실을 나타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나마 평가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Hallymer 여러분,

우리에게 한림이란 무엇인가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디에 서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되묻듯이, Hallymer로서 나에게 한림은 무엇이고 한림에게 나는 누구인가를 계속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제를 모르고 오늘의 나를 이해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내일에 대한 비전을 갖지 못하고서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어제 한 일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면서 남을 뒤좇아 가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선진일류가 될 수는 없다고 믿습니다. 저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치 정해진 미래가 나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성공은 정해진 미래를 가는 것이 아니라,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는 기백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 3년간 우리가 함께 이룩한 한림대학교의 변화도 같이 고민하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간 것이지 누가 미리 다져놓은 길을 뒤따라가면서 얻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를 남과 차별화시키고자 한 전략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다만, 꼭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자그마한 성공에 자족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단기간에 크게 변화하였다고 장기적으로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며, 의연한 자세를 갖고,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변화해야만 남보다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일신 일일신 우일신 (日新日日新又日新)”이란 말처럼 매일 매일 새로워지도록 갈고 닦아야 한다는 말을 명심해야 합니다. 변화가 일시적인 변수가 아닌 상시적인 상수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변화에 잘 적응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믿고, 이의 실천은 우리가 경직되지 않고 유연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작년 9월초 ‘도헌글로벌 스쿨’ 출범에 맞추어 ‘한림 백년’을 기리는 “타임캡슐 (Time Capsule)”을 매설하였습니다. 타임캡슐을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82년에 개봉하여 보면 아마도 그 때의 현실은 우리가 지금 예상했던 미래와는 상당한 괴리를 보일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추진했던 것은 우리는 언제나 긴 안목의 먼 미래지향적 비전을 갖고 한림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에게 다짐하면서 이를 만방에 알리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왜 100년을 기리느냐고요? 교육은 百年大計아닌가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이 중국 고사성어는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으로서, 한 나라의 양식인 곡식을 심으려면 일년의 계획이 필요하고, 나무를 심으려면 십년의 계획이 필요하나, 인재를 키우려면 백년 앞을 내다보아야 한다는 “一年樹穀 十年樹木 百年樹人”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교육의 기본원칙은 먼 훗날의 미래에 대한 꿈을 그릴 수 있는 우리의 창조적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는 뜻입니다. 과거의 지식을 전수받는 장소로서 만의 대학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자유로운 상상의 역량을 키워주는 곳,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기회로서의 대학, 이것이 바로 한림교육이 지향하는 진정한 목표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수, 직원, 학생 그리고 동문 여러분,

우리는 선진일류의 한림대학교를 향한 구체적인 비전을 이미 수립하였고, 정례적으로 비전을 수정보완하면서 이의 실천내역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대내외 여건변화가 예상과 차이가 나기도 하고, 우리가 선택하는 전략과 수단이 달라질 수가 있기 때문에 비전을 업데이트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어제에 머물러 있고자 하는 타성에 젖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다양성과 융·복합이 특징으로 부각되는 복잡다기한 현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집단적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몇몇 소수의 지도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 구성원의 합심된 노력으로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관행이 우리 몸에 배도록 다져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변혁의 와중에 방관자와 소외자로 남는 구성원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것은 씨를 뿌린 것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실을 맺어 수확을 하려면 잘 가꾸는 것이 씨를 뿌리는 것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좋은 의도로 시도된 일들이 좋지 못한 결과를 나타내는 현상을 우리는 주위에서 자주 관찰하게 됩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소기의 성과가 도출되도록 일을 관리하는 데 주도면밀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혁신정책인 복수전공필수화도 이제 시행한지 2년이 조금 지나 절반의 고비를 잘 넘겼다고 봅니다. 작년에 도입된 다양한 스쿨제도도 잘 정착하여, 큰 부작용이 없이, 학생들이 더 큰 발전을 이루도록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Intramural league를 포함한 campus life활동이 주중뿐 아니라 주말에도 이어져서 campus가 학생생활의 중심적인 장소의 역할을 다하도록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대학을 에워싸고 있는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적 압박, 수도권집중현상에 따른 지방과의 격차확대 등, 우리가 극복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이며, 또한 환경 탓, 남 탓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조직이던 그 조직의 역량은 역경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조직사이의 상대적 랭킹도 역경을 극복하는 능력에 의해서 바뀌게 됩니다. 우리가 추진해온 개혁노력을 한시라도 주춤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국의 Churchill수상은 “연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에 높이 난다 (Kites rise highest against the wind, not with it)”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명구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올바르다고 믿으면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성과가 더욱 극대화되도록 힘을 합하게 되면, 지금의 어려움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헌신한 모든 교수와 직원, 그리고 학생들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한림교육 백년대계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 도약의 초석을 다지는데, 여러분 모두가 주역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년 5월 15일
총장 김 중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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