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및 기고

약자를 보살피는 교육: 강원도 난독학생 지원 포럼 축사

등록일 : 2018-12-06

조회 : 244

게시기간 : ~

약자를 보살피는 교육: 강원도 난독학생 지원 포럼 축사

2018년 12월 6일
한림대학교 총장 김중수


오늘 「강원도 교육청」, 「두루 바른 사회적 협동조합」, 그리고 「한림대학교」가 공동으로 “강원도 난독학생 지원 포럼”을 이곳 한림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해 주시는 한림대학교의 배소영교수와 「두루 바른 사회적 협동조합」의 설아영박사, 또한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셔서 귀중한 의견을 공유하게 해 주실 참여자 모든 분들에게 감사와 환영의 말씀을 드립니다.

난독은 정상적인 지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신경학적인 요인에 의하여, 단어의 철자를 제대로 익히지 못한다든지, 적절한 속도로 빨리 읽지 못한다든지, 단어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든지, 다른 사람이 읽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들을 갖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물론 청력이나 시력이 나쁘거나 교육을 적절하게 받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과는 구별되며, 난독은 기본적으로 유전적이거나 환경적인 요인에 의거한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선, 이 문제에 대해 제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하면, 저는 공직에서 물러난 직후인 2014년 여름에 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 가서 일 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친 바 있습니다. 미국에서 천재들이라고 일컬어지는 학생들만이 다닌다는 Pennsylvania대학교의 경제학과, 정치학과, 그리고 Trump대통령이 졸업했다고 자랑하는 Wharton School 학생들이 제 과목의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 중 한 명이 바로 난독(dyslexia)으로 고생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미국에서의 과목교육은 기본적으로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이므로 저는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것보다는 90분 강의시간 내내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학생들과 토의하는 것으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시험을 보려고 하는데, 학교에서 연락이 와서 특정 지목하는 학생을 분리해서 시험을 보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학기 동안 말로 표현하고 토론에 참여하는 데에는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었는데, 이 학생은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90분에 보는 시험을 4시간 정도 할애해 주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미국의 선진교육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만, 저한테는 시간을 많이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학생의 글이 특히 읽기가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물론 미국 학생들의 상당수가 필체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만, 특별하게 이 학생이 본인의 장애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시험채점 뿐 아니라 향후의 수업토론에서도 꽤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선진교육이라는 점을 느꼈습니다. 그 학생은 제 과목에서 A학점을 받았으며, 제 과목에 A학점을 받기는 매우 어려운 것 이었습니다만, 결국 미국 최고의 증권회사에서 일할 기회를 제공받았습니다. 아마 교육적으로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면, 매우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회고해 보면, 이 학생은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보다 더 뛰어난 재능을 스스로 키웠던지 발현했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도 듭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한림대학교에 언어병리학을 전공하는 교수와 학생들이 있으며,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이분들이 다루고 있다는 데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 교육이 목표로 지향하는 바이며, 한 개인을 도와주는 측면 뿐 아니라 사회전반의 행복증진에도 도움이 되고 결과적으로 경제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2015년 이전에는 당사자들한테 심리적인 부담을 준다는 등의 이유로 “dyslexia”라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쓰지 말도록 권유했다는 점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가 공론화된 것이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불과 수년전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고서는 이 포럼을 개최하는 공동기관에 다시 한 번 축하와 찬사를 보내야겠다는 생각마저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제반 조치를 강구한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만, 강원도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여 앞장서서 다룬다는 것이 마음 뿌듯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말할 나위 없이, 난독에 대하여 의료적 치료나 법적·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조기에 인지하고 대처하는 데에는 학교 선생님이 그 어느 누구보다도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난독 문제 해결에 있어서 학교 선생님 역할의 중요성은 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한림대학교로서는 바로 이것이 교육기관으로서의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선진화되는 것은 바로 이런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손을 내미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분들이 이런 노력의 선봉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 추위가 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따뜻한 햇살이 비치고 있습니다. 먼 곳에서 이곳을 찾은 분들은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봉의산 자락에 위치한 한림대 교정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이 훌륭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공동주관하는 모든 기관들과 참가자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이전 현재페이지1/ 전체 페이지 갯수5 다음 마지막
현재 페이지12345

콘텐츠 담당자 : 신혜진

  • 전화번호 :033-248-1003
  • e-Mail :de1003@hallym.ac.kr